7가지 장면으로 본 올림픽 성화 봉송의 90년
올림픽 성화는 1928년 암스테르담 대회에서 처음 경기장에 등장했다. 성화가 그리스 올림피아에서 개최 도시까지 사람의 손을 거쳐 옮겨지는 지금의 봉송 방식은 그보다 8년 뒤인 1936년 베를린 대회에서 시작됐다. 이후 90년 동안 성화는 위성 신호로, 바닷속으로, 로봇의 손으로, 때로는 불꽃 없이 하늘로 옮겨졌다. 봉송 방식을 바꾼 장면 7가지를 연도순으로 정리했다.
요약
✔ 1928 암스테르담 — 성화 최초 점화
✔ 1936 베를린 — 봉송 절차 최초 도입
✔ 1976 몬트리올 — 위성 신호로 점화
✔ 2000 시드니 — 해저 봉송
✔ 2008 베이징 — 에베레스트 정상 통과
✔ 2020 도쿄 — 로봇 봉송자 등장
✔ 2024 파리 — 불꽃 없는 화로
1. 1928년 암스테르담, 관중석 위의 첫 성화
1928년 암스테르담 올림픽에서 경기장 탑 위에 성화가 처음 점화됐다. 그리스에서 채화해 옮기는 절차는 없었고, 대회 기간 동안 경기장 안에서 불꽃을 유지하는 방식이었다. 위키백과 「올림픽 성화」 항목에는 이 대회가 성화를 정식 요소로 채택한 첫 사례로 기록돼 있다.
오늘날 익숙한 "성화 봉송"은 이 대회에는 없었다. 성화(경기 기간 타오르는 불 자체)와 봉송(그 불을 옮기는 절차)은 서로 다른 시점에 도입된 개념이라는 점이 이후 대회를 이해하는 기준이 된다.
2. 1936년 베를린, 최초의 봉송 — 올림피아에서 베를린까지
1936년 베를린 대회 조직위원회는 체육학자 칼 디임의 구상에 따라 그리스 올림피아에서 채화한 불을 봉송자가 이어달려 베를린까지 옮기는 방식을 처음 도입했다. 봉송로는 약 3,000km, 기간은 12일이었고 수천 명의 봉송자가 구간을 나눠 뛰었다. 횃불은 독일 기업 크루프가 제작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공식 사이트의 베를린 1936 봉송 기록에 경로와 절차가 정리돼 있다.
봉송이라는 절차 자체가 이 대회에서 처음 규격화됐다. 올림피아 채화 → 그리스 국내 구간 → 개최국 이동 → 개최 도시 경기장 점화로 이어지는 순서가 이때 자리 잡았고, 이후 대회는 이 틀을 그대로 따른다.
봉송 도입의 배경에는 개최국의 정치적 목적이 있었다는 점도 함께 기록돼 있다. 다만 그 목적과 별개로 봉송이라는 절차 자체는 이후 대회에 계속 이어졌다.
3. 1976년 몬트리올, 위성으로 건너간 불꽃
1976년 몬트리올 대회는 그리스 올림피아에서 채화한 불꽃의 열을 감지한 센서 신호를 인공위성을 통해 캐나다 오타와로 전송했고, 그 신호로 레이저를 쏴 현지에서 성화에 다시 불을 붙였다. 불씨 자체가 아니라 전자 신호가 대서양을 건넌 것이다.
이 방식은 이후 다시 쓰이지 않았다. 성화는 채화 장소의 불씨가 끊기지 않고 옮겨져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고, 이후 대회는 전통적인 봉송 방식으로 돌아갔다.
4. 2000년 시드니,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해저 봉송
2000년 시드니 대회에서는 성화가 물속에서 봉송됐다. 호주 북동부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구간에서 잠수부가 특수 제작된 방수 토치를 들고 산호초 사이를 이동했다. 조직위는 이 구간을 세계 최초의 수중 봉송으로 소개했다.
물속에서 불꽃을 유지하려면 일반 연료로는 연소가 불가능하다. 조직위는 별도의 화학 연료와 밀폐 구조를 설계해 이 구간에만 사용했고, 이후 대회에서는 같은 방식이 재현되지 않았다.
5. 2008년 베이징, 해발 8,848m 에베레스트 정상
2008년 베이징 대회 봉송로는 에베레스트 정상을 포함했다. 중국 등반대가 특수 제작한 토치를 들고 정상까지 올라 5월 8일 현지에서 성화를 들어 올렸다. 역대 봉송 경로 중 가장 높은 지점으로 기록된다.
고산 환경에서는 산소가 희박해 일반 연료가 정상적으로 연소하지 않는다. 이 구간을 위해 별도로 개발된 토치가 쓰였다. 경로를 둘러싼 정치적 논란이 있었지만, 봉송 자체는 예정대로 진행됐다.
6. 2020년 도쿄, 로봇이 든 성화
2020년 도쿄 대회 봉송에는 일본 기업 도요타가 제작한 인간형 로봇 두 대가 구간 봉송자로 참여했다. 로봇은 실제로 토치를 들고 짧은 구간을 이동했다.
로봇이 봉송자로 나선 것은 이 대회가 처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다수 구간이 비공개·무관중으로 축소된 상황에서 나온 대안이었다.
7. 2024년 파리, 불꽃 없는 화로
2024년 파리 대회 개막식에서는 튈르리 정원에 열기구 모양의 화로가 설치됐다. 실제 불꽃 대신 LED 조명과 물안개, 빛을 이용해 불타는 형상을 구현했고, 화로는 밤마다 공중으로 떠올랐다. IOC가 정리한 파리 2024 화로 소개에 구조와 작동 방식이 설명돼 있다.
개최 도시가 화로를 불꽃 없는 방식으로 만든 것도 이 대회가 처음이다. 조직위는 안전과 환경 부담을 이유로 들었고, 성화 자체는 별도의 장소에서 유지됐다.
자주 묻는 질문
성화와 봉송은 같은 말인가?
아니다. 성화는 대회 기간 타오르는 불 자체를 가리키고, 봉송은 그 불을 채화 장소에서 개최지까지 옮기는 절차를 가리킨다. 성화는 1928년, 봉송은 1936년에 각각 도입됐다.
성화는 어디서 채화하나?
매 대회 그리스 올림피아의 헤라 신전 터에서 태양광을 오목 거울로 모아 채화한다. IOC의 성화 소개 자료에 따르면 이 절차는 1936년 이후 거의 변하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봉송 경로는 왜 대회마다 달라지나?
개최국이 자국의 지형이나 기술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을 봉송로에 넣기 때문이다. 해저·고산·위성·로봇 구간은 모두 개최국이 시도한 장면이었다.
성화 봉송의 형식은 대회마다 달라졌지만 채화 절차만은 1936년 이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대회 기간 중계 일정도 매번 달라지는데, 관련 정보는 스포랭크 바로가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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