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탈락부터 2028년 데뷔까지, 스쿼시가 걸어온 23년

4면 벽으로 둘러싸인 스쿼시 코트, 서비스박스 부근

스쿼시가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정식종목 무대에 오른다. 라켓 스포츠 중 세계 랭킹 시스템과 프로 투어를 갖춘 지 오래된 종목이지만, 올림픽에는 한 번도 없었다. 이 글은 2005년 첫 탈락부터 2028년 개막까지, 23년에 걸친 진입 시도의 흐름을 시점별로 정리한다. 코트 구조와 경기 진행 방식에 쓰이는 용어도 함께 짚는다.


이 글에서 확인할 것

스쿼시가 세 차례 올림픽 문턱에서 탈락한 이유, 2023년 승인이 이뤄진 경위, 그리고 2026년부터 2028년까지 예정된 대륙별 예선 일정이다. 아울러 스쿼시를 처음 보는 독자를 위해 서브·랠리·득점 방식과 코트 안에서 쓰이는 기본 용어를 정리한다.

연도별 사건은 뒤로 갈수록 촘촘해진다. 2005년부터 2013년까지는 4~8년 간격으로 세 번의 탈락이 있었던 반면, 2023년 승인 이후로는 매년 새로운 확정 사항이 나오고 있다. 지금 시점(2026년 9월)은 대륙별 예선이 실제로 진행되는 첫 구간에 해당한다.


2005년 — IOC 싱가포르 총회, 첫 문턱에서 좌절

스쿼시는 19세기 영국에서 라켓(rackets)이라는 종목에서 갈라져 나왔다. 1830년 무렵 해로 스쿨(Harrow School) 학생들이 찌그러진("squash"한) 공이 벽에 맞을 때 더 다양한 궤적을 만든다는 점을 발견하면서 현재 형태로 굳어졌다. 1904년 미국스쿼시라켓협회(현 US Squash)가 세계 최초의 국가 단체로 결성됐고, 1912년 공식 규정집이 나왔으며, 1928년에는 잉글랜드스쿼시협회(당시 Squash Rackets Association)가 세워져 국제 규정을 정리했다.

2005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IOC 총회는 2012년 런던 올림픽 추가 종목을 정하는 자리였다. 스쿼시는 후보 종목 중 최다 득표를 받았지만, 신설 종목 채택에 필요한 득표 기준을 넘지 못해 탈락했다. 당시 총회는 야구·소프트볼을 정식종목에서 제외하는 결정도 함께 내렸는데, 그 자리를 대체할 종목은 정해지지 않았다.


2009년 — IOC 코펜하겐 총회, 두 번째 탈락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추가 종목을 정하는 2009년 코펜하겐 총회에서 스쿼시는 골프, 럭비 세븐스와 경합했다. 결과는 골프와 럭비 세븐스 두 종목의 동시 채택이었다. 스쿼시는 다시 밀려났다.

같은 2009년, 스쿼시 종목 자체의 경기 방식도 크게 바뀌었다. 그 전까지는 서브를 넣은 쪽만 득점할 수 있는 방식이었는데, 이 해부터 랠리마다 승자에게 점수를 주는 PAR(Point-A-Rally) 방식으로 전면 교체됐다. 경기 시간을 예측 가능하게 만들어 중계에 적합한 종목으로 바꾸려는 목적이었다. 현재 스쿼시는 한 게임을 11점 선취로 마치되, 10-10이 되면 2점 차가 날 때까지 계속한다. 한 경기는 5게임 중 3게임을 먼저 이기는 쪽이 승리한다. 방송 친화적인 규정 개정에도 그해 올림픽 진입은 이뤄지지 않았다.


2013년 — IOC 부에노스아이레스 총회, 세 번째 탈락

2020년 도쿄 올림픽 추가 종목 선정을 논의한 2013년 부에노스아이레스 총회에서 스쿼시는 야구·소프트볼, 레슬링과 함께 최종 후보에 올랐다. 이번에는 레슬링이 선택됐다. 레슬링은 그해 초 IOC 집행위원회가 핵심종목에서 제외하기로 했다가 각국 반발로 되돌아온 종목이어서, 복귀 여부 자체가 총회의 주요 안건이었다.

세 번째 탈락 이후 스쿼시 쪽에서는 종목 자체의 인지도 부족을 원인으로 꼽는 분석이 나왔다. 코트가 유리벽으로 둘러싸여 있어 경기장 안에서는 관전이 쉽지만, 중계 화면으로는 공의 궤적을 따라가기 어렵다는 지적이었다. 이후 조명이 든 유리 코트, 고속카메라 중계 등 시각적 개선이 이어졌다.


2023년 10월 16일 — IOC 뭄바이 총회, 승인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IOC 총회는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제안한 5개 추가 종목—야구·소프트볼, 크리켓(T20), 스쿼시, 플래그풋볼, 라크로스(식스)—을 하나의 안건으로 묶어 표결에 부쳤다. 참석 위원 약 90명 중 반대는 2표에 그쳤다. 세 차례 탈락 끝에 나온 승인이었다.

이 대목에서 짚어둘 것은 경기 진행 순서다. 스쿼시는 남녀 단식만 치러지며, 한 경기 시작 전 라켓을 돌려 서브권을 정한다. 서버는 한 발을 서비스박스 안에 둔 채 공을 앞벽에 쳐 상대 쪽 뒤 코트로 보내야 한다. 이후 두 선수는 공이 바닥에 한 번 튄 뒤 앞벽의 틴(tin, 앞벽 하단의 금속판) 위·아웃라인 아래 구간을 번갈아 맞히며 랠리를 이어간다. 상대가 합법적인 리턴에 실패하면 랠리가 끝나고 점수가 난다. 진행 중 한쪽이 상대의 정상적인 스윙이나 이동을 방해하면 심판은 렛(let, 무득점 재경기)이나 스트로크(stroke, 방해받은 쪽에 점수 부여) 중 하나를 선언한다.

코트 규격도 표준화돼 있다. 국제 규격 단식 코트는 가로 6.4m, 세로 9.75m이며, 코트 중앙의 사각형 표시를 T존이라 부른다. 랠리 사이 선수들이 되돌아가는 자리이자, 상대의 다음 타구를 가장 빨리 예측할 수 있는 지점이어서 붙은 이름이다.


2026년 2월 1일 — IOC 집행위원회, 밀라노 발표

밀라노에서 열린 IOC 집행위원회는 LA28 스쿼시의 참가 정원과 예선 방식을 확정해 발표했다. 남녀 각 16명, 총 32명이 단식 두 종목에 출전한다. 예선은 다섯 갈래로 나뉜다. 대륙별 종합대회 성적으로 남녀 각 5명, PSA(프로스쿼시협회) 세계랭킹으로 각 8명, 개최국 미국에 최소 1명, 유니버설리티 배정으로 1명, 마지막 세계예선전에서 1명을 선발한다.

국가별 출전 한도도 함께 정해졌다. 최소 2개국에서 최대 3개국까지는 남녀 각 2명씩 출전할 수 있고, 나머지 참가국은 1명씩이다. 한 국가가 남녀 단식을 모두 휩쓰는 상황을 막기 위한 장치다.


2026년 9월부터 2027년 8월까지 — 다섯 대륙, 다섯 대회

대륙별 예선의 첫 무대는 2026년 9월부터 10월까지 일본 나고야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이다. 이 글을 쓰는 시점 기준으로 진행 중인 대회이기도 하다. 이어 2027년에는 아프리카게임(카이로), 유럽게임(이스탄불), 팬아메리칸게임(리마), 퍼시픽게임(타히티 피라에)이 차례로 열려 대륙별 티켓을 가른다.

대회개최지시기
아시안게임일본 나고야2026년 9~10월
아프리카게임이집트 카이로2027년 1~2월
유럽게임튀르키예 이스탄불2027년 6월
팬아메리칸게임페루 리마2027년 7~8월
퍼시픽게임프랑스령 폴리네시아 피라에(타히티)2027년 7~8월

다섯 대회를 합쳐 남녀 각 5명, 총 10명이 대륙별 몫으로 출전권을 받는다. 나머지 정원은 PSA 세계랭킹과 개최국·유니버설리티 배정으로 채워진다. 순위·일정 전반은 sportsrank.net에서도 대회별로 갱신된다.


2028년 6월 6일부터 10일까지 — 최종 세계예선전

대륙별 예선과 세계랭킹으로도 채워지지 않은 마지막 남녀 각 1자리는 2028년 6월 최종 세계예선전에서 가려진다. 24명 규모의 예선 대회로, 여기서 우승한 선수만 본선 진출권을 얻는다. 사실상 올림픽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이다.

최종예선까지 남았다면 본선 진출이 어려운 것 아닌가? 그렇지 않다. 최종예선을 통과하는 인원은 남녀 각 1명뿐이지만, 이 단계까지 오른 선수 다수는 이미 세계랭킹 상위권이다. 대륙별·랭킹 예선에서 근소한 차이로 밀린 선수들이 마지막 기회를 노리는 자리에 가깝다.


2028년 7월 15일부터 24일까지 — 로스앤젤레스, 첫 올림픽 경기

본선은 유니버설시티에 마련되는 컴캐스트 스쿼시 센터(가칭 유니버설시티 스쿼시 센터)에서 열린다. 남녀 단식 각 16명씩 32명이 출전해 토너먼트 방식으로 금·은·동메달을 가린다. 개막부터 결승까지 열흘 동안 진행된다.

1830년 해로 스쿨에서 시작된 종목이 198년 만에, 2005년 첫 올림픽 도전 이후로는 23년 만에 정식종목 무대에 서는 셈이다.


FAQ

스쿼시는 왜 그동안 올림픽에 없었나?

2005년, 2009년, 2013년 세 차례 IOC 총회에서 추가종목 후보에 올랐지만 매번 다른 종목에 밀렸다. 득표 기준 미달, 골프·럭비 세븐스 우선 채택, 레슬링 복귀 우선 결정이 각각의 이유였다.

세 번의 탈락 사이 스쿼시 쪽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2009년 PAR 스코어링 도입에 이어, 조명이 든 유리벽 코트와 고속카메라 중계가 순차적으로 도입되면서 중계 화면에서 공의 궤적을 따라가기 쉬워졌다. 종목 안팎의 이런 변화가 2023년 승인의 배경으로 함께 거론된다.

LA28 스쿼시 경기는 어떻게 치러지나?

남녀 단식만 열리며 각 16명, 총 32명이 참가한다. 경기는 11점 선취, 5게임 3선승제(PAR 방식)로 진행되고 2028년 7월 15일부터 24일까지 유니버설시티에서 열린다.

복식은 이번 프로그램에 포함되지 않았다. 단식 두 종목, 32명 규모로 스쿼시가 올림픽 전체 참가 인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종목 자체로는 116년 만에 처음 정식종목이 된 사례로 기록된다.

한국 선수도 LA28 스쿼시에 출전할 수 있나?

출전 여부는 PSA 세계랭킹과 2026~2027년 대륙별 예선(아시안게임 포함) 성적에 달려 있다. 국내에는 대한체육회 스포츠클럽포털에 등록된 스쿼시 클럽들이 있으며, 선수 육성은 이 저변에서 출발한다.

정원 32명 중 8명은 대륙별 성적과 무관하게 PSA 세계랭킹만으로 채워진다. 대륙별 대회에서 상위권에 들지 못하더라도 세계랭킹이 높으면 이 경로로 출전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정리해보면

스쿼시의 올림픽행은 2005년 싱가포르, 2009년 코펜하겐, 2013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세 번 좌절된 뒤 2023년 뭄바이에서 승인됐다. 2026년 2월 참가 정원과 예선 방식이 확정됐고, 지금 진행 중인 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2027년까지 네 개 대륙별 대회가 이어진다. 2028년 6월 최종예선을 거쳐 7월 15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첫 경기가 열린다.

다음 시점은 2026년 9~10월 나고야 아시안게임의 스쿼시 종목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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